바다와 같이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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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도착하자 마자 비가 왔었다.
열대의 비가 이런 것인가?
버스가 멈추고 무작정 비를 피하기 위해 달렸다.
그리고 그렇게 우연히 들어간 집으로 그냥 방을 잡었다.

그 날 저녁,
아무도 없는 해변가의 식당에서 폭풍우와 저녁을 같이 했다.
초단위의 짧은 시간에 세상을 밝혀주는 번개는 나의 저녁상대였다.

어둠은 내가 눈을 감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하나,
짧은 번개는 세상의 모든 것을 밝히고,
거친 파도가 친다.
비가 내린다.
달과 별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바다를 본다.

다음 날 해가 잠깐 그 힘을 드러낸다.
그리고 전날 보지 못하던 사람들이 그에 이끌려 나오기 시작한다.


2001년 봄 인도 코발람
KENOX Z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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